초석잠은 일본의 전통식품으로 설음식 가운데 하나다. 매실식초에 절이거나 설탕조림, 간장조림, 된장조림 등으로 조리해 먹는다. 에도시대에 중국에서 전해진 차조기과의 다년초로 학명은 ‘Stachys sieboldii’ 또는 ‘Stachys affinis’이라한다. 식용하는 부분은 뿌리에 생기는 덩이뿌리다. 모양이 누에와 비슷하다. 그래서 생약명은 ‘초석잠(草石蠶)’이라 하고, 일본어로는 ‘초로기(長老喜, 長老木, 長老貴)’라 한다. 장수와 축복의 뜻이 있어서 설 요리에 즐겨 사용하게 됐다. 일본의 설요리는 대체로 설날부터 대략 일주일 정도 먹을 수 있는 보존식이며, 손님에게 접대하는 잔치 음식이다. 그 요리재료는 설날 행운을 빌고 축복하는 뜻에서 재수가 좋다는 이름이나 축복하는 뜻이 있는 이름이 붙은 요리를 즐겨 먹는다. 생 초석잠을 구입할 수 있는 시기는 12월달 주부들이 설 요리를 준비하는 시기부터다. 이 시기가 되면 각 지역의 슈퍼와 야채가게의 진열장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6~7월에 개화해 10~12월에 걸쳐 덩이뿌리를 생산 출하한다. 일본에서는 동북지방의 야마가타현, 이와테현이 주요 산지이지만 서일본의 쿄오토를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다. 초석잠의 성분은 당질 스타키오스, 페닐에타노이드 배당체, 올리고당 등이 들어 있다. 유명한 한방 서적인 ‘본초강목’에는 혈류를 좋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실려있다. 타박상에도 좋으며 현재도 한방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뇌 활성화에 효과가 크다는 사실이 현대적 연구와 임상실험을 통해 증명되었으며, 뇌경색과 치매증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생 초석잠은 흰색이며 대체로 식초에 절여서 사각사각 씹히는 맛을 즐긴다. 특산지에서는 식초 절임뿐만 아니라, 찜, 국, 튀김 등에도 사용하고 있다. 초석잠은 떫은맛이 강하므로 물에 담궈 두거나 끓는 물에 데쳐서 떫은맛을 잘 뺀 후에 조리한다. 가열하면 백합뿌리처럼 부드러운 씹히는 맛을 즐길 수 있다. 저자는 초석잠을 먹는 습관이 중국과 일본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크림찜과 샐러드 등에 많이 사용한다고 하니 참 놀랍다. 초석잠 효능과 효과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한국에서도 양산하면 좋을 뿌리채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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