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피오스 수확 3일 차.
수확의 설레임이나 즐거움은 하나, 둘, 멀어져 간다.
감내하기 힘든 육체의 고통과
인고의 대장정만 남았을 뿐....
팔,다리,어깨,허리....
모두가 처지기 시작하고
내 의지대로 움직여 주지 않으려고 한다.
날씨까지 와이리 춥노?
겨울 방한복속의 몸은 자꾸 움츠려 들기만 하는데.....
자꾸 햇볕을 가리는 저 구름이 얄미워진다.
해야/
해야 나오느라/
김치국에 /
밥 말아 먹고/
장구치고 나오느라/
아피오스캐는 모습을 한참이나 들여다 보던 동네 할머니 왈,
아이고/
쥐거치 생긴네?
참/ 할매도
하필이모 와 쥐 임니꺼?
아이가?
쥐가 울매나 예뿐대.
바라/
방울쥐 안것나?
같고 놀고 접네.
이래서 할머니께서는 쥐닯은 아피오스 두알을 쥐고 가셨다.
할머니께서는 이런 모습에서 쥐를 연상하셨나 보다.
아주 예쁜 방울쥐를.....
맞다~! 방울쥐
새삼 할머니의 연상력에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예쁜 방울쥐라,,,,
모닥 불속에 던져 둔 아피오스 두알이
진한 향내를 풍긴다.
이런 쯔쯔~~~
먹지도 못할 정도로 터져 버렸네.
약간의 화기 냄새와
아피오스 특유의 향기가 잠시나마 피로를 풀어 준다.
옆집에서 건네 준 홍시 하나로 속을 채운 후
다시 이랑에 들어서 보지만,,,,
이런 ㅜㅜ 내 모습이 영?
힘내라 힘~!
이제부터 시작일뿐인데.....
제법 큼직한 방울쥐 한마리를 손에 올려 본다.
그놈
쥐 아닌데? 두더쥐?
요놈은?
실없는 넛두리를 읍조리고 있는 자신이 괜스리 머쓱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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