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 궁시렁

11월 15일.아피오스 수확중.....

양재혁(옹기장수) 2009. 11. 15. 21:25

 

 

 

 

아피오스 수확 3일 차.

 

수확의 설레임이나 즐거움은 하나, 둘, 멀어져 간다.

감내하기 힘든 육체의 고통과

인고의 대장정만 남았을 뿐....

 

 

팔,다리,어깨,허리....

모두가 처지기 시작하고

내 의지대로 움직여 주지 않으려고 한다.

 

날씨까지 와이리 춥노?

겨울 방한복속의 몸은 자꾸 움츠려 들기만 하는데.....

 

 

자꾸 햇볕을 가리는 저 구름이 얄미워진다.

 

해야/

해야 나오느라/

 

김치국에 /

밥 말아 먹고/

 

장구치고 나오느라/

 

 

아피오스캐는 모습을 한참이나 들여다 보던 동네 할머니 왈,

 

아이고/

쥐거치 생긴네?

 

참/ 할매도

하필이모 와 쥐 임니꺼?

 

아이가?

쥐가 울매나 예뿐대.

 

바라/

방울쥐 안것나?

같고 놀고 접네.

 

이래서 할머니께서는 쥐닯은 아피오스 두알을 쥐고 가셨다.

 

 

할머니께서는 이런 모습에서 쥐를 연상하셨나 보다.

아주 예쁜 방울쥐를.....

 

 

맞다~! 방울쥐

새삼 할머니의 연상력에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예쁜 방울쥐라,,,,

 

 

모닥 불속에 던져 둔 아피오스 두알이

진한 향내를 풍긴다.

 

 

이런 쯔쯔~~~

먹지도 못할 정도로 터져 버렸네.

 

 

약간의 화기 냄새와

아피오스 특유의 향기가 잠시나마 피로를 풀어 준다.

 

 

옆집에서 건네 준 홍시 하나로 속을 채운 후

 

 

 

다시 이랑에 들어서 보지만,,,,

 

 

이런 ㅜㅜ 내 모습이 영?

 

힘내라 힘~!

이제부터 시작일뿐인데.....

  

 

제법 큼직한 방울쥐 한마리를 손에 올려 본다.

그놈

쥐 아닌데?  두더쥐?

 

 

요놈은?

 

 

실없는 넛두리를 읍조리고 있는 자신이 괜스리 머쓱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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